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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복희(48) ‘컬렉션’ 대표는 3년째 생활한복 교복을 수원 태장고와 칠보중, 청주 주성고 학생들에게 입히고 있다. 민족사관고, 국악 예술고 등 이름이 귀에 익숙한 몇몇 학교를 제외하곤 생활한복을 교복으로 채택한 학교는 그다지 많지 않다. 성인의류만 만들어온 그가 교복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파트 단지에서 교복 입은 여학생이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고부터다.
“어쩜 그렇게 교복을 입고서도 태연히 담배를 피울 수 있는지 놀라울 뿐이었죠. 그 후 길거리나 백화점 등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유심히 봤어요. 교복 입고 오토바이를 타는 학생, 이성친구와 스스럼없이 껴안는 학생, 지하철에서 교복을 사복으로 갈아입고 화장하는 학생…. 우리 때랑 비교하면 안 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도가 지나친 것 아닌가요? 아이들이 우리 전통 옷을 입는다면 스스로 행동을 조심할 것이라 믿었어요.”
생각을 굳힌 그는 교복업체를 선정하는 공개입찰에 참여해 교사, 학부모, 학생들을 상대로 한 패션쇼에서 큰 호응을 얻어 계약을 따냈다. 10년 넘게 어른 옷만 만들어온 그였지만 학교를 상징하는 교화, 교목 등을 자세히 조사해 우리 멋을 살린 생활한복을 만들어 냈다. 입학식 날짜를 맞추려 밤을 새워 바늘에 찔려가며 저고리 동정을 직접 달았고 입학식 당일 새벽까지 학생들 집을 일일이 돌며 배달까지 직접 해야 했다.
“입학식날 우리 옷을 입은 아이들 모습을 지켜보면서 어찌나 마음이 뿌듯하던지요. 어른 옷에 비해 큰 이익이 남진 않지만 기쁨과 보람은 비교가 안 돼요.”
생활한복을 교복으로 입힌다는 취지도 좋지만 ‘요즘 아이들’인 만큼 디자인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생활한복 교복을 일찍부터 채택한 학교를 찾아가 아이들이 하는 얘길 들었는데 남학생끼리 서로 걸어가며 ‘똥싼 바지’라며 놀리더군요. 그런 점을 감안해 편한 것도 좋지만 아이들 취향에 맞게 디자인했어요. 생활한복이 촌스러울 것이라는 우려와 편견을 없애는 게 가장 큰 일이었거든요.”
초등학교 6학년생인 쌍둥이 아들을 둔 그는 “우리 전통 옷을 교복으로 입는 학생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며 “아이들과 함께 교복매장을 찾은 학부모들도 생활한복의 멋스러움에 매료돼 아이와 함께 생활한복을 찾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글·사진=김보은 기자spice7@segye.com
